
뉴스폴 김종익 기자 | 한국은행이 최근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으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제시한 1.9%에서 0.3%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또한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도 기존 전망치인 0.5%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정치 불확실성, 내수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
20일 한국은행은 ‘2025년 1월 금통위 결정 시 경기 평가’ 자료를 통해 정치적 불안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이 경제 주체의 심리를 빠르게 위축시키며, 국내 경제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한은 조사국은 “높아진 정치 불확실성이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 2분기부터 점차 해소되어 하반기에는 경제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을 밑돌면서 올해 전체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경제심리지수 대폭 하락… 코로나19 이후 최저치 기록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 대비 9.6포인트 하락한 83.1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77.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 폭 또한 2020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의 21.2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정치 불확실성 지수는 과거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보다도 크게 상승했다. 최근 2차 탄핵안 가결 등의 정국 변화 속에 지수가 소폭 하락했지만, 향후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례적인 중간 점검 결과 발표
한국은행이 정기 경제전망 발표 이전에 중간 점검 결과를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정치적 불안정과 경제적 충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대내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향후 경제성장률은 정부의 재정정책 대응과 정치 프로세스 정상화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경제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경제 전망… 성장률 하락 우려 지속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이 1.6~1.7%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되더라도 경기 회복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향후 정부와 관련 기관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경제 안정화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